400석 공연에 1만 7천 명 몰렸다… '이 한국 공연' 보려고 대만 수도가 뒤집혔다

2025-09-08 17:32

 대한민국이 K팝과 드라마를 넘어 'K-공연예술'이라는 새로운 한류의 깃발을 대만 심장부에 꽂았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9월 4일부터 7일까지 대만 타이베이 공연예술센터에서 야심 차게 선보인 'K-스테이지 쇼케이스'가 현지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대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공연 소개를 넘어, 한국을 '공연관광'의 성지로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그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 신화로 기록됐다.

 

그 열기는 행사 시작 전부터 감지되었다. 지난 8월, 단 4일간의 공연을 위해 진행된 사전 신청에는 무려 1만 7천여 명의 신청자가 몰려들며 대만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수치로 증명했다. 이는 4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8회에 걸쳐 소화할 수 있는 총관객 수(3,200명)의 5배가 넘는 인원이다. '노쇼' 방지를 위한 보증금 제도라는 장벽에도 불구하고 전 좌석은 순식간에 매진되었으며,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까지 공연장 주변을 맴돌며 K-공연에 대한 갈증을 드러낼 정도로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번 쇼케이스의 성공 비결은 '다채로움'과 '혁신'에 있었다. 무대는 한국의 전통과 현대, 아이돌과 실력파 뮤지컬 배우, 베스트셀러 원작과 창작 뮤지컬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선물세트였다. 특히 대만 현지에서 국민적 인기를 끈 베스트셀러 소설 **'불편한 편의점'**을 세계 최초로 뮤직드라마로 각색해 선보인 무대는 현지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익숙한 이야기가 한국의 선율과 만나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순간, 객석은 감탄으로 가득 찼다.

 


여기에 K팝 팬들을 열광시킨 '드림하이' 쇼뮤지컬은 화룡점정이었다. 세븐, 원더걸스 선예, 제국의 아이들 김동준, 인피니트 장동우, 블락비 유권 등 시대를 풍미한 K팝 아이돌 스타들과 실력파 배우 이지훈이 무대에 오르자 공연장은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함성으로 뒤덮였다. 또한,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정수를 보여준 뮤지컬 배우 카이의 솔로 무대와 국립국악원, 안성 남사당패가 선사한 전통 공연은 K-콘텐츠의 깊이와 흥을 동시에 전달하며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기술 혁신 역시 돋보였다. '불편한 편의점' 공연에는 AI 자막 지원 스마트 안경이 도입되어, 한국어를 모르는 현지 관객들도 언어의 장벽 없이 온전히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한국의 뛰어난 문화 콘텐츠와 최첨단 기술력의 결합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로, 향후 공연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관광공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만 최대 온라인여행사 KKday와 손잡고 현장 판촉 부스를 운영, 문화적 감동이 실제 '방한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김남천 관광콘텐츠전략본부장 직무대리는 "공연예술이 방한 관광을 견인하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사 황한결 기자 hangyeol_87@newson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