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도 반한 '미래 한복' 디자이너, 그의 다음 행선지는 '진주'
2025-11-07 19:01
대한민국 실크 산업의 중심지 진주에 실크 전문 박물관인 '진주실크박물관'이 마침내 문을 열었다. 박물관은 개관을 기념하는 첫 전시의 주인공으로,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시각예술가 중 한 명인 이진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선정했다. 이 교수는 앞으로 1년간 '오방 – The Woven Cosmos'라는 주제의 대규모 개인전을 통해 실크라는 전통 소재가 현대 예술과 만나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선보인다. 개관 당일에는 본 전시에 앞서 이진희 작가가 직접 연출한 실크 아트 퍼포먼스 패션쇼가 열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새로운 예술의 서막을 화려하게 알렸다.이번 전시와 패션쇼는 한국 고유의 색채 철학인 '오방색'과 한국적 세계관을 현대적 시각 언어로 풀어내는 거대한 예술 프로젝트다. 전시장은 전통 실크를 기반으로 탄생한 조각, 회화, 미디어아트, 패션 등 총 43점의 다채로운 작품으로 채워졌다. 이 작품들은 실크라는 하나의 소재를 통해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이 교차하는 새로운 예술적 우주를 구현해낸다. 이진희 작가는 "색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세계의 호흡이자 감정의 구조"라고 설명하며, "이번 전시에서 찢긴 세계를 봉합하고 다시 잇는 '실크의 미학'을 통해 단절된 시대에 연결과 공존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국제적 명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쌓여왔다. 2024년에는 뉴욕한국문화원 개관전 '현존의 경계'에 초대작가로 참여해 한국적 미학을 실크, 회화,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매체로 선보이며 뉴욕 예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무엇보다 그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사건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대 예수상에 프로젝션 맵핑을 통해 '푸른 한복'을 입혔던 상징적인 퍼포먼스다. 이 파격적인 프로젝트는 그에게 '한국적 색채로 세계를 감싼 예술가'라는 찬사를 안겨주었으며, 그의 예술이 지닌 강력한 상징성과 확장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기사 황한결 기자 hangyeol_87@newson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