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부처의 미소, 태국 미술의 진수
2026-06-22 21:56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태국의 화려한 예술 세계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마련되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태국 방콕국립박물관 등 현지 21개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대표 문화유산 239점을 선보이는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을 오는 23일부터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국내 최초로 종합 조명하는 자리로, 동남아시아 특정 국가를 박물관 메인 기획전시실에서 대규모로 소개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전시는 태국의 역사를 낯설어하는 관람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시대순으로 구성되었다. 오늘날 태국 인구의 주류인 타이족 왕국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13세기를 기점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전개된다. 타이족 이전 시기에는 동서 교류의 요충지로서 인도와 지중해 등 외부 문화가 현지 전통과 결합해 태국 미술의 토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정교한 청동기와 로마식 램프 등은 당시 태국 땅이 지녔던 역동적인 문화 융합의 현장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13세기 이후 번성했던 수코타이와 아유타야 왕국의 고전 문화는 종교와 무역, 왕권을 키워드로 풀어나간다. 상좌부불교를 국가의 정신적 지주로 삼았던 태국인들의 신앙심이 예술로 어떻게 승화되었는지를 다채로운 불상과 사원 장식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부처의 형상은 태국 미술만이 가진 독특한 미학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는 한국의 불교 미술과는 또 다른 이국적인 매력을 선사하며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동남아시아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한다. 9월 6일까지 이어지는 긴 전시 기간 동안 관람객들은 용산 한복판에서 태국의 찬란한 황금빛 예술 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이국적인 아름다움 속에 담긴 태국인들의 삶과 신앙을 마주하는 시간은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를 한층 확장해 줄 것이다. 이번 특별전은 올여름 문화계에 동남아시아 미학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성황리에 막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기사 황한결 기자 hangyeol_87@newsonul.com